만 3세 타인과 나 구분 훈련: 놀이 사례 분석

만 3세는 아이들이 사회성과 자아 인식이 본격적으로 자라나는 시기입니다. ‘타인과 나’를 구분하고, 자신과 다른 감정을 이해하려는 첫걸음을 떼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죠. 이 글에서는 육아 전문가이자 두 아이를 키운 엄마로서, 실제로 해본 놀이 사례들을 중심으로 만 3세 아이가 자연스럽게 ‘나와 너’를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소개해드릴게요. 따뜻한 일상 속 대화처럼, 현실적인 예시 위주로 풀어드립니다.

역할놀이를 통한 자아 인식 확장

우리 둘째가 세 살 무렵이었어요. ‘엄마는 누구야?’ 하고 물으면 “나!”라고 대답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했죠. 그 나이에 아직 '나'와 '너'를 확실히 구분하지 못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하지만 이 시기를 어떻게 지나느냐에 따라 아이의 자아 개념과 사회성 발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평소 자주 해보는 역할놀이에 조금 다른 시도를 해봤어요. 예를 들어, 아이가 인형으로 엄마 역할을 맡고 제가 아이 역할을 맡는 식이죠. 처음엔 많이 헷갈려 했어요. “나는 엄마니까 너가 울면 안아줄게!” 하면서 스스로 ‘엄마 역할’을 흉내 내기 시작할 때, 아이가 자기 정체성을 조금씩 이해해가는 게 느껴졌어요. 중요한 건 엄마가 ‘연기처럼’ 진지하게 참여해 주는 거예요. 그래야 아이도 스스로 역할에 몰입하고, ‘나는 나고, 엄마는 엄마’라는 구분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놀이를 자주 하다 보면 아이는 자기 감정을 구분하고,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힘도 조금씩 길러요. 마트놀이, 병원놀이, 주방놀이 등 아이가 실제로 겪는 상황을 연출하면 더 큰 효과가 있었어요. “환자니까 무서워요”라는 말도 나오고, “간호사는 괜찮다고 해줘야 해요”라는 식으로 감정의 입체성을 표현하는 걸 보면, 아이의 머릿속에 ‘나’와 ‘너’가 점차 분리되어간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역할놀이는 놀이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놀이 중에 주고받는 대화가 핵심이에요. “지금은 누가 아픈 거야?”, “엄마는 어떤 기분일까?”, “너는 지금 기분이 어때?” 같이 감정 중심의 질문을 던지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감정과 입장을 나누게 돼요. 그러면서 ‘나는 이렇게 느끼지만, 엄마는 다르게 느낄 수도 있구나’라는 자각이 생기죠. 이런 작은 깨달음들이 아이를 더 깊은 사회성으로 이끌어주는 밑거름이 된답니다. 이런 놀이를 할 때 꼭 기억해야 할 건, 아이가 주도하게 해줘야 한다는 거예요. 아이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역할을 해석하고, 표현하도록 존중해 주는 게 중요하죠. 어른이 너무 개입하면 그저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하는 놀이’가 되어버릴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제 아이는 경찰 역할을 하면서 갑자기 “엄마가 도둑이야!” 하고 쫓아다니기 시작했는데, 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도둑이 왜 도망갔을까?” 하고 받아줬어요. 이렇게 주도권을 가진 채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역할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이런 순간들이 쌓이면서 아이는 점점 자기를 타인과 분리된 독립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돼요. 그리고 그 과정이 무척 즐겁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이도 부담 없이 받아들이게 되죠.

거울 놀이로 자기와 타인 구분하기

어느 날 아침, 욕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빗다가 문득 아이와 마주쳤어요. “거울 속 저 친구는 누구야?” 하고 장난스럽게 물었더니, 아이가 잠시 멈칫하더라고요. “그건 나야!”라고 웃으며 말했을 때, ‘이제 자기 얼굴을 알아보는구나’ 싶어 살짝 뭉클했어요. 그날 이후로, 저는 거울 놀이를 자주 활용하게 되었어요. 거울 놀이는 단순하지만 자아 인식의 핵심을 건드리는 활동이에요. 거울 앞에 앉혀두고 “이건 누구 코야?”, “누가 웃고 있어?”, “엄마는 어디 있어?” 같은 질문을 해보면 아이는 스스로를 관찰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자기와 타인을 구분하기 시작해요. 때로는 거울 속 모습에 손을 흔들거나 표정을 지어보기도 하면서 ‘나’에 대한 인식이 더 명확해지죠. 거울 앞에서 그림을 들고 “이건 뭐야?”, “이걸 보는 너는 기분이 어때?”라고 물어보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까지 반영해서 대답하곤 해요. 특히 재미있었던 건, 동생과 거울 앞에 나란히 서서 서로의 얼굴을 비교하는 놀이였어요. “내 눈은 이렇게 동그랗고, 동생 눈은 작고 귀여워!” 하는 말을 들을 때면, 아이가 자기를 타인과 분리된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또 하나 추천하고 싶은 건 그림자 놀이예요. 아이에게 “네 그림자가 움직이네?”, “그림자 속 손은 누구 거야?”라고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그림자 역시 아이에게는 또 하나의 '타인처럼 보이는 자기 모습'이기 때문에, 신체 정체성과 자아 개념 형성에 자연스럽게 도움이 돼요. 이런 활동들은 너무 거창할 필요 없이, 일상 속에서 무심코 흘려보낼 수 있는 순간들을 포착해 아이와 함께 하면 충분해요. 또 다른 재미있는 방법은 ‘거울 인터뷰’ 놀이예요. 거울 앞에서 아이에게 마이크 모양 장난감을 들려주고 “거울 속 친구한테 오늘 뭐 먹었는지 물어볼래?”라고 하면, 아이는 거울 속 자신에게 질문하고 대답을 주고받으며 언어 표현력과 자아 인식을 동시에 키우게 되죠.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하지만, 아이가 점점 “나는 오늘 바나나 먹었어. 거울 속 너도 먹었어?” 하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놀랍도록 명확히 표현하더라고요. 이때 부모는 “그 거울 속 친구가 너야. 너와 똑같이 생겼지?” 하며 부드럽게 설명해 주면 좋아요. 단순해 보이는 활동이지만, 이 시기 아이에게는 정말 강력한 메시지가 되더라고요. 아이가 ‘나라는 존재’를 이해하는 그 순간, 눈빛이 달라지는 걸 엄마로서 정말 여러 번 느꼈답니다.

감정 카드 놀이로 공감 능력 키우기

세 살 아이와 하루를 보내다 보면, 감정이 참 롤러코스터 같아요. 금방 웃다가도 갑자기 울고, 잠시 후엔 다시 장난치고 있죠. 처음에는 저도 당황스러웠지만,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고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감정 카드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카드는 아주 단순해요. 아이 얼굴 사진을 찍어서 ‘기쁘다’, ‘슬프다’, ‘화났다’, ‘무섭다’ 같은 감정을 붙여놓았죠. 아이와 함께 앉아 “오늘 기분이 어땠어?” 하고 물어보면, 아이는 카드를 하나 골라요. 그다음 “엄마는 오늘 이 카드였어” 하며 저도 제 감정을 나누면, 아이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요. “엄마도 무서웠어?” 이런 식으로 대화가 이어지죠. 감정 카드는 아이에게 감정을 인식하고, 그것을 단어로 표현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을 줘요. 그리고 그 감정을 엄마나 아빠와 비교하며 ‘아, 내가 느낀 걸 다른 사람도 느낄 수 있구나’라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돼요. 처음엔 잘 모르고 카드만 뒤적이던 아이가, 며칠 지나고 나서는 스스로 “이건 기쁨, 이건 속상함” 하고 말하더라고요. 놀이 중에는 “이 기분일 때 너는 어떤 행동을 해?”, “다른 친구가 이 감정을 느낀다면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을 던져봤어요. 그럴 때 아이는 진지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예전엔 울기만 하던 아이가, 이젠 친구가 울면 가서 손을 잡아주는 걸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 울컥한 적도 있었어요. 조금 익숙해지면 아이가 직접 감정 상황을 만들어보는 놀이도 가능해요. 예를 들어 “이 감정은 언제 느껴봤어?” 하고 묻는 대신, 아이가 “이건 내가 넘어졌을 때야” 하며 직접 상황을 말하게 하면 훨씬 더 깊이 있는 공감 놀이가 되죠. 어떤 날은 인형을 가지고 “이 인형이 기분이 안 좋아” 하고 시작하면, 아이가 “그럼 안아줘야 해”라며 해결 방법까지 생각해내요. 이런 과정에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익히게 돼요. 이게 바로 공감 능력의 시작이자,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한 밑바탕이 되더라고요. 특히 아이가 감정을 설명하는 단어가 늘어갈수록 자신도 모르게 감정을 조절하고, 상황에 맞게 표현하는 기술도 자라난다는 걸 몸소 경험했어요.

결론: 엄마의 공감으로 자라는 아이

만 3세 아이에게 ‘나’와 ‘너’를 구분한다는 건 단순한 개념 이상이에요. 자신을 인식하고, 타인의 감정을 존중하며, 처음으로 사회라는 개념을 배워가는 중요한 과정이죠. 역할놀이로 역할과 입장을 바꿔보고, 거울 놀이로 자기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감정 카드로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과정 하나하나가 그 밑거름이 됩니다. 엄마로서, 전문가로서 제가 직접 해보고 효과를 느낀 방법들이 여러분의 일상에도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완벽할 필요 없어요. 오늘 한 번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지금 기분이 어때?”라고 먼저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됩니다. 어른의 말보다 놀이가 아이에게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순간이 많아요. 오늘 한 가지 놀이라도 실천해보며 아이의 작은 표현에 귀 기울여보세요. 그 안에 ‘나’와 ‘타인’을 이해하려는 멋진 시작이 숨어있을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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