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의 거짓말 시작 시기와 인식 (유아심리, 거짓말발달, 부모대응법)

“우리 아이가 거짓말을 했어요.”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엄마로서 마음이 철렁했어요. 두 아이를 키우면서 저도 수없이 겪었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이 있어요. 유아의 거짓말은 ‘문제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스러운 발달의 한 과정이라는 거예요. 오늘은 유아가 처음 거짓말을 시작하는 시기, 그 심리적 배경, 그리고 부모가 어떤 마음으로 이 시기를 함께하면 좋을지 전문가이자 엄마의 시선으로 풀어보려고 해요.

유아 거짓말, 언제 시작될까?

처음 “안 했어!”라는 말을 들었던 게 우리 둘째가 만 3살쯤이었어요. 분명 과자를 꺼내 먹은 흔적이 가득했는데도 말이죠.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는 건 조금 놀라운 일이지만, 실은 이 시기가 발달적으로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아이들은 보통 만 2세 후반부터 만 3세 사이에 거짓말이라는 개념을 조금씩 배우기 시작해요. 이 시기의 거짓말은 어른이 생각하는 ‘나쁜 의도’와는 다릅니다. 아이의 말 속엔 ‘상상’과 ‘현실’이 뒤섞여 있기도 하고, ‘벌받고 싶지 않다’는 본능적인 감정도 포함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 아이가 장난감을 던졌는데, “나 안 했어”라고 말하는 건, 정말 안 했다고 믿기 때문이기도 해요. 인지적으로 자신의 행동 결과와 말의 불일치를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인 거죠. 그리고 이때부터 ‘타인의 시선’이라는 것을 조금씩 인식하기 시작해요. 그래서 혼나는 상황이 두려우면, 순간적으로 본능적으로 회피하고 싶어져요. 특히 첫째보단 둘째나 셋째처럼 관찰력이 뛰어난 아이일수록 더 빠르게 이런 방식으로 반응하더라고요. 결국, 유아의 첫 거짓말은 “내가 틀렸어”가 아니라 “엄마가 어떻게 반응할까?”를 묻는 마음의 표현일 수 있어요. 사실 거짓말이 시작되는 시기는 언어 능력과도 깊은 관련이 있어요. 말을 조금씩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아이는 자신의 의도를 감추거나 바꿔 말하는 법도 서서히 익히게 돼요. 특히 부모의 반응에 따라 말의 결과가 달라진다는 걸 경험을 통해 학습하죠. 그래서 유아의 거짓말은 ‘언어 + 감정 + 사회성’이 동시에 발달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이 시기의 거짓말은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적인 자기 표현’으로 이해해보는 게 좋아요. 우리 아이가 세상을 알아가며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으로 바라보면, 덜 걱정되고 더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답니다. 거짓말이 시작됐다는 건, 오히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더 복잡하게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자랐다는 뜻이기도 해요.

아이는 왜 거짓말을 할까?

아이의 거짓말엔 수많은 이유가 있어요. 그리고 그중 대부분은 우리 어른이 생각하는 것처럼 의도적이지 않아요. 저는 심리상담 육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이런 얘길 들은 적이 있어요. “아이의 거짓말은 창의성과 상상력의 발현일 수 있다.” 처음엔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 순간이 있더라고요. 예전에 우리 첫째가 네 살 무렵, 장난감을 부쉈는데 자기가 안 했다고 했던 적이 있어요. 알고 보니 장난감이 저절로 부서졌다는 이야기를 지어낸 거였죠.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화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싶어 웃음이 났어요. 그러면서 아이는 말과 행동 사이의 상관관계를 스스로 실험하는 거예요. 또한, 아이가 부모의 반응을 예측하는 연습을 할 때도 거짓말을 해요. 이건 아이가 점점 사회성을 배우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해요. 잘못했을 때 부모가 무조건 혼낸다면, 아이는 ‘정직함’보다 ‘회피’를 배우게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이 시기의 부모 역할은 그저 진실을 밝혀내는 심판자가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안내자가 되어야 해요. 물론, 반복적으로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유아기 거짓말은 정서적 안정과 부모의 반응에 따라 점차 줄어들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말 뒤에 숨은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거예요. “지금 이 말을 왜 했을까?”를 먼저 생각해보면, 훨씬 부드럽게 대응할 수 있어요. 거짓말에는 단순히 벌을 피하려는 마음 외에도, 관심 받고 싶은 욕구가 숨어 있을 때도 많아요. 특히 둘째나 셋째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 ‘상상 이야기’를 더 자주 만들어내기도 해요. 마치 동화를 들려주듯 재미있는 상황을 말하는데, 부모가 반응해주는 걸 통해 ‘내 이야기가 중요하구나’를 느끼는 거죠. 이런 표현은 꾸짖기보다는 함께 공감해주는 방식이 필요해요. 또래 친구의 행동을 따라 하거나, TV나 유튜브에서 본 장면을 따라 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럴 땐 “그럴 수 있지” 하고 들어준 다음, 사실과 상상은 어떻게 다른지 차분히 설명해주는 게 좋아요. 결국 아이는 ‘정직함’보다 ‘공감받고 싶다’는 감정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거짓말에 대한 부모의 바른 대응법

아이의 거짓말을 마주했을 때, 부모 입장에서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당황함과 걱정이에요. “혹시 아이가 나쁜 성격으로 자라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도 있죠.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해요. 이 시기의 거짓말은 잘못이 아니라 '성장 중인 뇌의 실험'이라고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를 몰아세우지 않는 거예요. “너 거짓말했지!”라고 단정 짓는 말은 아이에게 죄책감보다는 두려움을 남겨요. 아이는 정직하게 말했을 때 느꼈던 부모의 반응을 기억해요. 그래서 저는 아이가 솔직했을 때는 꼭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주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상황을 대화로 풀어가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장난감을 부쉈는데 “나 안 했어”라고 하면, “그랬구나. 그런데 이 장난감은 부서졌네. 혹시 어떻게 된 일인지 같이 이야기해볼까?” 이런 식으로 아이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예요. 부모의 정서 안정도 정말 중요해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이건 아이가 나를 시험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 달라고 보내는 신호야”라고 생각하면 훨씬 편해져요. 아이는 결국 거짓말보다 진심이 통할 때 더 행복해진다는 걸 스스로 깨닫게 돼요. 그 과정에 우리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더라고요. 중요한 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보다도 그 상황에서 아이가 무엇을 느꼈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함께 이야기해보는 거예요. 저는 아이가 거짓말을 했을 때, 일부러 시간을 조금 두고 이야기하곤 해요. 그 순간 바로 지적하기보다, 아이가 감정을 가라앉히고 나서 “그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말해줄래?”라고 물어보면 훨씬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요. 그리고 아이가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해요. “엄마는 네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괜찮아. 함께 해결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주면, 아이도 점점 솔직함의 가치를 배워요. 아이가 틀렸을 때 혼내는 것보다, 실수해도 괜찮다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게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에요.

결론 : 정직함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것

아이의 거짓말은 어느 날 갑자기 없어지지 않아요. 하지만 그 과정을 함께 겪어주는 부모가 있으면, 아이는 더 건강하게 성장해요. 정직함은 훈계나 처벌이 아닌, 공감과 대화를 통해 자라나는 마음의 언어니까요. 엄마인 우리는 그 여정에서 조용한 동반자가 되어주면 됩니다. 오늘 우리 아이가 “안 했어”라고 말했더라도, 그 안에 담긴 마음을 먼저 읽어주세요. 그게 진짜 육아의 시작이에요. 육아는 늘 정답보다 방향이 중요한 여정이에요. 오늘의 작은 거짓말도 내일의 정직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아이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 보세요. 우리 아이는 분명 스스로 정직해질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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